- 님께 -
저번 주에 전송된 첫 번째 생각편지에 회신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답장을 쓰려다가 거창한 글을 써야 하나 주저하셨던 분은, 일기처럼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답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주에 한 번 정도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요. 한 편의 편지를 쓰고 여러 답장을 받는 게 과분하다고 느껴져, 여력이 닿는 한 모든 답장에는 저도 짧은 답을 남기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노동 윤리 저하에 관한 일화》에서 나온 이야기가 조금 변형된 내용입니다.
바닷가에 한 어부가 여유롭게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지나가던 사업가가 묻습니다. 왜 더 나가서 고기를 잡지 않으시나요.
어부가 되묻습니다. 고기를 더 잡으면 무엇이 좋습니까.
사업가가 답합니다. 돈을 모아 큰 배를 사고, 사람을 고용하고, 회사를 차려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요.
그럼 그다음에는요?
그러면 여유롭게 바닷가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요.
어부가 말합니다. 저는 이미 그러고 있는데요?
돈이 곧 행복이라면, 경제력이 높은 대한민국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정 수준까지는 돈과 삶의 만족도가 비례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그 경향성이 옅어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과 이어질 수 있는 돈 이외의 요소들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소개한 일화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과 그곳에 이르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우리는 성공한 사업가도, 여유로운 어부도 아닌 그 중간의 지점에 목표를 두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멈추기에는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여유와 안정을 찾는 시기가 너무 늦지는 않기를 바라기도 하죠.
하지만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글을 읽는 동안이라도, 발길을 멈추고 먼 곳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삶에서 도착하고 싶은 지점이 있나요?
있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요?
저는 가치 있고 성장하는 삶을 지향하는 교육 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막연하게는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 되었을 때에야 여기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작게라도 지금 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이 꼭 멀리에 있는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모두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 생각편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