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께 -
시간을 도형으로 나타낸다면, 어떤 도형이 좋을까요? 바로 떠오르는 것은 직선입니다. 시간은 거스를 수 없고, 항상 한쪽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고, 미래를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러한 선형적 시간관에서 착안하여 우리는 시간과 선을 합쳐 타임라인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겪는 시간이 마냥 직선의 모습인 것은 아닙니다. 예년보다 더울지 시원할지는 모르지만 여름은 다시 찾아오며, 반드시 지나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은 성탄절을 기다립니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시간을 찾아 이름을 붙였고, 우리는 순환적인 시간관을 바탕으로 완전히 낯설지만은 않은 시간을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시간을 나타내는 도형은 시작과 끝이 만나는 원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을 더욱 잘 나타내는 도형은 시간의 선형적이고 순환적인 관점을 모두 담은, 용수철과 같은 입체적인 나선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을 모으면 우리는 1년이 지난다고 말하고, 여러 해가 지나면 어느새 삶의 다음 단계에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반복되는 시간과 새로움의 시간은 함께 쌓여 삶이 되어갑니다. 그 모습은 앞으로 나아가되 반복되는 요소를 가진 입체적인 나선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아가는 점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어느 시점에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시간은 직선을 그린다고 생각할 테고, 도착지에서 다가오는 점을 바라보면 시간은 크고 작은 동그라미를 계속 그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모습에 대한 두 개의 관점이 있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삶에서 시간의 나선이 그리는 익숙한 새로움에는 무엇이 있나요?
저에게는 생각편지가 하나의 예시입니다. 매주 글을 써서 뉴스레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건 처음이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속에서 충만함을 느끼는 것은 불규칙하지만 반드시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의 삶에서도 어떠한 반복 위에 쌓이는 새로움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시간이 그리는 나선의 궤적이 어떤 모양일지 궁금해하며, 첫 번째 생각편지를 마칩니다.
- 생각편지 드림 -